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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방: 책 읽어 드립니다

요즘 책방: 책 읽어 드립니다 7회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by 동글뱅ㅇ 2020. 3. 31.

 

이번 책읽다에서 소개하는 책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입니다.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로 익히 알고있는 이 책, 그리고 이 사건을 들으면서

현대를 살아가고 미디어와 언론의 지배 아래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되는데요,

 

 

아무 생각없이 쓴 기사가, 아무 의도없이 적은 댓글, 그저 장난삼아 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무참히 빗발치는 칼날이 될 수도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하는가' 돌아보게하는 책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기억하는 끔찍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그 핵심에서 학살을 자행했던 아돌프 아이히만

그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재판은 1961년, 정의의 집이라는 법정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전 세계 37개국에서 생중계로 방송된 이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당시 세계사람들은 아돌프 아이히만,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이 1급 전범의 생김새에 대해서

사악한 마귀, 악인의 형상을 하고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후회하는, 죄인의 모습일거라 생각했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등장한 아이히만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의 중년이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죄를 인정하냐는 판사의 물음에 나는 '무죄'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자행한 일을 알면서도 어떻게 당당하게 무죄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아이히만은 그저 나는 공무원으로서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고,

오히려 그 당시 독일의 법에는 내가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이 죄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행동이 법적으로는 '무죄'라고 말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그런 아이히만의 태도에 저 사람은 미쳤다고 이야기하고

아이히만의 정신감정을 의뢰하지만, 6명의 전문가 모두 매우 정상이라고 말합니다.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좋은 남편, 좋은 이웃이라고 이야기를 하죠.

사람들은 더욱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유대인 학살을 자행할 수 있었을까,

도대체 아이히만이란 사람은 누구인가, 그 이야기를 뒤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히만은 매우 평범한 노동자였습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외판원으로 일했죠.

어느날 지인의 권유로 생계유지를 위해 나치당에 가입하게 됩니다.

당원으로서 공무를 맡아 일하게 되죠.

 

 

나치당을 옹호하고 선호하던 사람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가입사유,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을 법한 이 일들에 실소가 나오기까지 합니다.

 

 

 

아이히만의 이야기 이전에 홀로코스트의 배경을 먼저 설명합니다.

히틀러가 처음부터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것은 아니고, 단계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유대인들과 독일인의 계급을 나누고, 유대인들에게 차별적인 법을 통과시킵니다.

인권을 짖밟는 행위까진 아니지만 이 일을 통해 독일 사회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천대의식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유대인을 혐오하며 차별하고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1935년 뉘렌베르크에서 뉘렌베르크 법이 제정되는데,

유대인과 독일인의 결혼, 성관계, 공무수행 등을 제한하는 법이 됩니다.

히틀러는 이 유대인들을 오염덩어리로 규정하고 유대인과의 교제로 태어난 아이도 오염이며

이는 지구를 오염시키는 것 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법이 제정됨으로 해서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가속화되고

독일 사람들의 유대인 혐오 의식이 더욱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는 이후 소개되는 크리스탈 나흐트 사건의 시발점이 되죠.

 

 

 

크리스탈 나흐트 사건 이후

나치다은 유대인들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독일에서 영구 추방시키는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이 때 군대공무원으로서 근무중이던 아이히만은 수용담당의 직무를 맡게되고,

이 과정에서 아이히만은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으로 수용, 추방업무를 진행합니다.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고 능력을 발휘한 아이히만은 여기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이 일을 독일인들만 한것이 아니라고하는데요.

유대인을 추방하고 수용소로 보내는 일을 유대인이 도왔다고 말합니다.

 

 

 

유대인을 추방시킬 때 아이히만은 유대인들이 차별받는 독일을 떠나는 것이 유대인에게 좋은 일이니

자신은 좋은 일을 효율적으로 돕고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계속 합니다.

 

 

 

이 때 나치정부에서 정책에 변화가 있게 됩니다.

유대인들을 수용소에 모두 몰아넣으려고 했으나 그 수송하는 과정에서나

그에 소요되는 행정적인 절차, 복잡한 과정에 따른 막대한 예산이 들 것을 예감한 히틀러는

결국 유대인을 말살하기로 결정합니다.

 

이 사건이 수백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사건, 홀로코스트가 됩니다.

 

 

 

나치당은 이 과정에서 회의감, 죄책감을 느낄 공무원들이 있을것을 예상하고

학살 대신에 최종적인 계획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아이히만은 수용소로 보내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어떤 일이 자행되는지는 잘 몰랐으나

어느 날 수용센터에 조사를 가게 된 아이히만은 충격적인 학살현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평소 남이 다친 상처조차 잘 보지 못하는 여린 성격의 아이히만은 그 광경에 멘탈이 붕괴됩니다.

아이히만은 이전까지 유대인을 미워하지도, 원한을 품거나 죽인일도 없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되고 죄책감을 품게 되죠.

 

죄책감과 회의감에도 자신이 하는 일을 왜 멈추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도 아이히만은 자신의 일을 다하며 1년이란 시간이 흐르게 됩니다.

 

 

 

1942년 나치당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반제회의에서 아이히만은 죄책감을 완전히 씻어버립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완전한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는데,

그곳에 모인 고위급 인사들이 학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것은 그저 단순한 상부 명령 수행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자신은 학살을 하는 것이 아닌 국가의 직무를 할 뿐이며, 애국의 행위라는 것이죠.

이 자기합리화에 의해서 자신은 '무죄'라는 결론까지 도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히만은 자신을 본디오 빌라도에 대입해서 합리화하기에 이릅니다.

 

 

본디오 빌라도는 성경 속 예수님의 형벌 집행 권한을 맡았던 로마의 총독입니다.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를 무죄라고 생각했으나 끝없는 유대인들의 요청과 고발에 예수의 사형을 선고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본디오 빌라도는 자신의 손을 씻고 자신은 이 일과 관계 없으니 유대인들에게 죄를 지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아이히만의 행보를 살펴봤을 때 어떤 판결을 내려야할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스스로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아이히만의 입장이었다고 한다면 상부의 명령을 거스를 수 있었을까요?

 

 

 

결국 이 재판에서 아이히만은 판사로부터 15개 항목 모두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나치가 세계 2차대전에서 끝내 패전할 때부터 자신의 결말을 예상했던 아이히만은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끝까지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꼿꼿한 자세로 죽음을 맞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이히만은 사형을 당하는 순간까지 죄인의 모습이나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는 모습,

자신의 행위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참회하는 모습 없이 그저 순응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죽는 순간까지 떳떳한 이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사악함이 얼마나 평범하게 이루어지는지입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악행을 자행한 사람이 비인간적인 괴물이 아니라,

그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이 책의 저자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유죄로 판결하는 이유는

상부에서 시키는 일이기에 그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주어진 일만 하는

그의 '무사유'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현실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는 무지함이 얼마나 큰 결과를 불러오게 되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은 이 때

나는,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정을 하며 살아가야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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